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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얼거림 | 2006. 12. 10. 10:08

2007년의 꿈을 바라보면서 달리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 골인지점은 아니지만 마음이 가볍습니다.

결심이 물러졌을때 나를 격려하고 북돋아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말없이 나를 깨워준 책이 있습니다. 책들이라고 해야겠군요.

지금, 결심이 서서 흔들리지 않고 걸을 수 있기에 좋습니다.

*

제가 10년째 즐겨읽는 시를 적어볼게요.

물풀
- 강계순

풀은 물에 밀리고
물은 바람에 밀리면서 살지만
바람은 무엇으로 움직이는지
누가 그 힘을 아시는가

물에 사는 온간 곤충들이
물풀 잎사귀에 달라붙어서
서로 잡아당기는 씨름을 하고
물풀은 이리저리 흔들리면서 살지만,
누가 물풀을 뿌리없이 떠돈다고 하시는가

물 밑 깊이 진흙 속에 발 뻗고
언제나 흠뻑 젖어서
온 몸 울음으로 흔들리면서 사는
물풀을 누가 흐느적거린다고 하시는가,

미는 대로 밀리면서 바람이 무엇으로 움직이는지, 또
바람은 결국 어디를 향해 부는지
누가 아시는가 누가 아시는가
묻고 있는 물풀을.
물풀을 누가 무지하다고 하시는가

흔들리는 것이 바로 서는 일임을
반쯤 잠겨서 사는 일이
실은 늘 깨어 있는 일임을
물풀은 전신으로 알고 있음을
그대는 아시는가 아시는가,

밑줄 그은 부분.
'흔들리는 것이 바로 서는 일임을'
정말, 가슴을 울리고 머리를 때리는 글이었습니다. 그 시절에요.
지금도 저 문구, 나아가서 저 연에서는 배경의 아무소리도 들지 않고
이 싯구절만 남습니다.

좌우명이란거 아직 없습니다.
하지만 이 시에서처럼 흔들리는 것이 바로서는 일임을 안다면
그렇게 걱정할 것도 없습니다. 지금 흔들리는 것이 나중에 바로서는 일을 위한 전단계라면.

*

흐느적거려보이지 않을까 늘 조바심가지고
부끄러워했습니다. 나이먹고 공부 다시 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하지만
저 주변에는 그리 많지 않기에 왜 일은 할 생각 안하고 또 공부냐 하죠.
그리고 이미 '보통 사람들'처럼 직장 다니고, 결혼하고, 또 애까지 쑥쑥 낳고 키우는 사람들.
그들과의 비교에서 저는 어쩌면 현재는 딸린다고 봐야겠더군요.

하지만 지금 이런 저의 걸음, 움직임이
나중을 기약하는 것임을 이제는 뚜렷이 압니다.
힘이 나는 것이죠.

말보다 토닥임보다 중요한 것은
머리속에서 울리는 각성(覺醒, awakening)이라는 거예요.

오늘부터 얼마간은,
짬날때면 각성이란 단어를 화두로
생각을 해볼 생각입니다.

*

머리없는, 열정없는 부지런은..
정말 부질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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